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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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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도서관', 혹은 '사서'라고 하면 무슨 생각들이 먼저 떠오릅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하면 공통적인 대답이 돌아옵니다.
도서관은? 책이 많은 곳, 공부하는 곳, 책 빌리는 곳, '너 어디 가니? 응, 도서관에 가.'라고 하면 괜히 폼나는 곳. 그럼 사서라고 하면? 책 좋아하는 사람, 커피 홀짝홀짝 마시면서 책장 넘기는 사람, 책 빌려주는 사람, 책 꽂는 사람, 책 찾아주는 사람, 여자가 갖기에 좋은 직업, 책 많이 볼 수 있는 직업, 보통 얼굴을 굳히고 쌀쌀맞게 앉아 있어서 말 걸기 쉽지 않은 사람, 왠지 조용하고 얌전할 것 같은 사람? 지금부터 저런 편견을 가지고 계실 대다수의 분들을 위해, 저런 사항은 실제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이러한 사회의 편견과 오해를 줄여보자는 작은 소망으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 - 먼저 도서관. 저는 도서관이라는 장소를 정말로 좋아합니다. 그 많은 책들이 가득한 곳이라는 것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데다, 책이 가득찬 서가를 지나갈때마다 책의 제목들에 넋을 놓고 지나가는 것도 좋지요. 무엇보다도 그 엄청나게 방대한 정보들을 이용자가 무료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메리트로 작용하는 곳입니다. 현대의 정보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정보'가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는 것은 모두들 잘 알고 계시겠지요. 최근 레포트나 논문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사이트가 늘어났습니다. 그런 여러 곳에서 보고서나 학술 논문들을 급하게 돈을 주고 구입하면서, 그만큼 정보, 혹은 지식산업이 굉장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하면 정보가 엄청난 '부가가치'가 되는 이 정보사회에서, 정보를 소유, 혹은 접근하려면 그만큼의 재원을 제공해야 하는 현실에서 도서관처럼 '무료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 되는 것인가를 깨닫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대부분 도서관은 '책 읽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대인들의 독서는 대부분 문학, 혹은 좀 더 나가면 사회과학 서적이나 자기 계발서 등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문학'이라는 장르는, 10가지로 나누는 분류 중 겨우 한 갈래에 해당한다는 것도 알고 계신가요? (물론 대부분의 도서관이 소장 도서 중 문학에 가장 많은 퍼센트를 할당하긴 합니다만) 다시 말해, '책 읽는 곳'도 맞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모든 분야의 다양한 자료'(도서관은 '책'만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를 소장하고 있으며,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정보의 보고'가 도서관인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도서관을 책 읽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나은 쪽입니다. 아예 '도서관'과 '독서실'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대개의 공공 도서관에서는 공부를 위한 열람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인식은 도서관=열람실=독서실, 이러한 연장 선상에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서관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공부하러 가는 곳은 '독서실'입니다. 도서관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서, 혹은 조용하다는 것에 있어서 공부하기 좋은 공간인 것도 맞지만 애당초 도서관이 세워지는 주 목적은 공부를 위해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공부만을 하기 위해 도서관을 사용하고 있다면 도서관의 기능 중 30%도 활용하지 못하고 계신 겁니다.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해서는 차후에 글을 더 추가할 예정입니다. - 그럼, 사서란 직업은? 대부분 사서를 '도서 대여점의 직원'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 참 많습니다. 그래서 시간도 많고, 그만큼 책도 많이 볼거고, 여자가 하기 참 좋지, 라고 생각합니다. 대답은 "천만에요" 입니다. 초창기 우리나라의 도서관에서는 사서의 인력이 부족해 급하게 사서 교육원등이 개설되어 사서들을 대량 교육시켜서 내보낸 과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 '문헌정보학과'라는 엄연한 학문을 전공하고, 그 학문을 전공해야만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직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책을 많이 본다? 예, 많이 봅니다. 정확히는 책의 '겉표지', 혹은 책의 '물리적인 형태' 자체를 많이 봅니다. 책을 읽고 있을 시간이 있을 정도로 사서는 한가한 직업이 되지 못합니다. 혹시나 커피나 홀짝홀짝 마시면서 책을 읽을 생각으로 사서를 꿈꾼다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 생각은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그럴바에야 도서 대여점 하나 차리고 있는게 훨씬 편할 겁니다. 도서관 알바 정도를 조금 해 본 사람은 '책 꽂는 거 엄청 힘들잖아요'라고 이해하는 듯 합니다. 물론 책 꽂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죠. 하루 꽂으면 팔이 후들거립니다. 규모가 조금 있는 도서관의 경우 대출 반납 업무가 활발해서, 책 꽂는 것도 일이 됩니다. 그렇지만 정확히, 책을 꽂는 단순 업무는 아르바이트생을 쓸 수도 있습니다. 책 빌려주고, 반납된 책 꽂는 것이 사서의 업무 전부가 아닙니다. 책에 라벨지 붙이고 비닐 스티커 붙이는 것도 물론 업무 전부가 아니고요. 사서는 분명히 전문직입니다. 전공의 특성이 매우 강하며, 일반인이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순직도 아닙니다. 정신적 노동만으로도 꽤나 힘든 직업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서 대개 육체적 노동도 엄청나게 부가되는 암담한 현실의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 특히 미국같이 도서관 문화가 잘 발달된 국가의 경우 사교계 모임에 가서 "저는 라이브러리안(Librarian, 사서)입니다."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이른바 '사'자 붙는 직업군을 보듯 경탄의 눈빛으로 본다는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 그만큼 전문직이고,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사서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다들 '지식 정보 사회'라고 하면서 정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반면, 그 '정보의 관리자'인 사서에 대해서는 인식이 낮다는 점입니다. 점점 사회가 전문적인 정보를 원하면서도 그 정보를 관리하는 사람이 전문인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거죠. - 문헌정보학과는 도대체?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문헌정보학과는 도대체 어떤 학과인가요? 일단 문헌정보학과는 학문의 특성이 약간 모호한 편입니다. 따라서 어떤 대학에서는 인문대학에 분류하고 어떤 대학에서는 사회과학대학으로 분류합니다. 저는 사회과학대학에 소속되어 있었지만요. 문헌정보학과를 학술적으로 표기하면 Library Information Science, 즉 도서관이라는 인문적 성향과 정보라는 사회과학적인, 혹은 아주 과학적인 성향도 띄는, 상당히 복잡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과의 소속 자체도 애매하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상당히 포괄적이고 모든 학문과 공유할 수도 있는 이타성이 강한 학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문헌정보학과에서 공부하는 학문들은 다음 글들에서 보다 자세하게 기술하겠습니다. 이 글들을 보아주시면서,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함께 접어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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