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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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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 아니라, 저건 내 발령 동기 선생님의 메신저 대화명이다. 저걸 보는 순간 얼마나 대폭소했는지, 주변 선생님들께 얘기해주면 다들 배를 잡고 쓰러졌다. 우리들 혹은 학부모한테나 통할 농담이기는 하지만. 가끔 저놈들의 머릿속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생각은 하고 사나 싶어 걱정도 되고, 그러면서도 그 천진난만함에 어쩔 수 없이 피식 웃음이 나오기는 한다.
어제는 그 교복을 입는 악마놈들 중 한 녀석이 다가왔다. "쌤, 혹시 나홀로 집에 보셨어요?" 하고 물어서 응, 이라고 대답했더니 녀석이 희열에 차서 계속 묻는다. "쌤 그거 2편인가에 케빈 돌봐주는 비둘기 할머니 기억하세요?" 뭐 나야 잘 기억하고 있었으니 "어." 라고 대답해줬다. 그랬더니 녀석의 말. "근데 왜 쌤 요새 그 비둘기 할머니 닮아가세요? 게다가 오늘은 화장도 안 먹히고 초췌하고..." 아, 순간 나 살의의 파동에 눈 뜰 뻔 했다. 물론 이 녀석이 나와 자주 농담을 주고받고 서로 갈구는 사이이긴 했지만, 내가 요즘 슬쩍 푸짐해진 건 맞지만, 내가 그 전날 트랜스포머2 시사회에서 무대행사랑 배우, 감독 보겠다고 찬 비를 맞으며 세 시간 반 가량을 덜덜 떨긴 했지만, 그러고나서 새벽 한 시에 영화가 끝나서 찜질방에서 네 시간 자고 오긴 했지만, 챙겨간 구겨진 청바지에 티를 대충 입고 있었지만, 그래서 아침에 유달리 초췌했던 건 인정하지만... 비둘기 할머니가 뭐냐구!ㅠㅠㅠㅠ 거기다 대고 "야 그 할머니 마음씨 하나는 진국이었거든!" 이라고 말하려다가 더 바보될까봐 관뒀다. 아, 정말 나쁘다. 이놈들은 나쁘다. 무지막지하게 나쁘다. ...나쁘다고 욕하면서도 오늘 화장 공들여 하고 스커트 입고 온 내가 더 바보같다. 으허헝. 어느새 6월 말 부터는 기말고사다. 벌써 한 학기가 마무리 되어간다. 바쁜 학사일정이지만 1년하고도 6개월차의 나에게 진리가 다가왔다. '악마는 교복을 입는다.' 악마를 무찌르기 위해 2학기부터는 더 악랄해질거야.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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